개똥쑥 '산업화' 진행되면 블루오션 창출될 듯
항암효과ㆍ면역조절작용ㆍ혈압강하작용 등 탁월
워싱턴 대학ㆍ원광대학교 등서 과학적으로 입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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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 토종 종자로 개똥쑥을 키우는 곡성 흥산영농조합 직원들이 잡초 제거작업을 하고 있다.최기남기자 bluesky@ |
'열랑(Kcal/100g) 145.58, 탄수화물(g/100g) 22.77, 당류(g/100g) 3.40, 단백질(g/100g) 5.93, 지방(g/100g) 3.42, 포화지방(g/100g) 0.21, 트랜스지방(g/100g) 0.00, 콜레스테롤(mg/100g) 0.00, 나트륨(mg/100g) 55.81, 철(mg/100g) 7.86, 칼슘(mg/100g) 208.86'
곡성 흥산영농조합이 지난 8월 경기도 남양주시에 소재한 중앙생명과학원㈜에 의뢰해 받은 '개똥쑥'에 대한 검사성적서다.
검사성적서를 살펴보면 개똥쑥에는 철과 칼슘 성분이 다량 함유된 것으로 나타났다.
옛부터 개똥쑥이 인체에 좋다고 하는데, 이는 개똥쑥에 들어 있는 철과 칼슘 성분에서 기인 했을 것으로 일반인들은 판단하고 있다.
또 개똥쑥에는 현대인들의 최대 고민인 '비민'의 주 원인으로 알려진 트랜스지방과 콜레스테롤은 전혀 나타나지 않았다.
이 처럼 개똥쑥이 사람 몸에 좋고 비만 억제 효과가 있다는 사실이 과학적으로 입증된 셈이다.
개똥쑥은 쌍떡잎식물 국화과에 속하는 한해살이풀로 한국, 일본, 타이완, 몽골 등에서 분포한다. 서식장소는 길가, 빈터, 강가 등이며 높이는 1m 가량 된다.
풀 전체에 털이 없고 특이한 냄새가 나며, 줄기는 녹색으로 가지가 많이 갈라진다. 꽃은 6∼9월에 녹황색으로 피며, 작은 두상화가 이삭처럼 달려서 전체가 원추꽃 차례를 이룬다.
개똥쑥에 대한 효능은 옛 문헌에도 자세히 소개됐다.
본초강목에는 소아의 풍안경열을 치료한다. 남경민간약초에는 열을 제거한다. 일화자체가본초에는 과로로 인한 피로회복 치료에 사용된다. 광주민간 상용초약수책에는 해열ㆍ위장을 튼튼하게 하고 풍을 몰아내며 가려움증을 멎게 한다고 기록돼 있다.
또 현대 의학에서도 개똥쑥 효능은 입증됐다. 현대에 들어서 개똥쑥은 항산화작용, 항균작용, 면역조절작용, 혈압강하작용, 해열, 피부진균억제작용 등의 효능이 탁월한 것으로 확인됐다.
실제로 워싱턴대학 연구진은 개똥쑥에서 추출한 항말라리아 약물인 아르테미시닌이 가미된 화합물을 백혈병, 유방암, 전립선암, 마우스 유방암 세포에 투여한 결과 높은 효능과 선택성을 확인할 수 있었다고 한다.
여기서 선택성이란 건강한 세포는 살려두고 암세포만을 선택적으로 조준하여 없애는 것을 말한다.
원광대학교 대학원 생물학과ㆍ자연과학기술부(김현철ㆍ길봉섭ㆍ이영행)의 '개똥쑥의 천연화학물질에 의한 항균효과와 성분확인'에서는 개똥쑥의 천연화학물질이 향균효과가 있음을 증명했다.
국립원예특작과학원 인삼특작부ㆍ경성대학교 이과대학 생물학과(이정훈ㆍ박충범ㆍ박춘군ㆍ순영득ㆍ문성기)의 '한국산 개똥쑥의 작물학적 특성', 충남대학교 농생대 응용생물화학식품부ㆍ㈜바이오피아 생명공학연구소(신동호ㆍ인준교ㆍ유상렬ㆍ최관심)의 '쑥의 잎과 기내 배양세포로부터 약용물질의 탐색' 등의 논문에서도 개똥쑥 효능을 알리고 있다.
전남에서는 곡성 흥산영농조합이 7㏊ 가량 개똥쑥을 재배하고 있다. 흥산영농조합은 재배한 개똥쑥을 건초로 만들어 판매하고 있으며 개똥쑥 된장, 개똥쑥 고추장, 개똥쑥 환 등 3개 제품은 현재 특허출원 중이다.
특히 경남 하동, 산청 등에서도 개똥쑥이 재배되는데 이곳은 미국 종자이라, 한국 토종 종자로 개똥쑥을 키우는 곳은 흥산영농조합 한 곳 뿐이다.
흥산영농조합은 개똥쑥이 블루오션을 창출할, 즉 산업화가 이뤄지면 부가가치가 높을 판단하고 있다. 그런데 문제는 아직까지 개똥쑥이 식품재료로 등록되지 않아 산업화에 어려움이 많다는 점이다.
흥산영농조합은 개똥쑥이 첨가된 환, 된장, 고추장 등은 아직 판매하지 못하고 건초만 일반인들을 상대로 판매하고 있다.
여러 가지 제품 생산에 성공했지만 현행 법규 때문에 산업화가 이뤄지지 않고 있는 것이다.
흥산영농조합 이병석 이사는 "개똥쑥은 버릴 것이 하나도 없을 정도로 사람 몸에 좋다"며 "워싱턴 대학, 원광대학교, 국립원예특작과학원, 경성대학교 등 국내외 기관들이 개똥쑥 효능을 입증하는 각종 논문을 발표했다"고 말했다.
이 이사는 "개똥쑥이 하루 빨리 식품원료로 등재돼 많은 사람들이 개똥쑥을 복용했으면 좋을 것"이라며 "식품원료 등재는 민간인들이 할 수 없기 때문에 관에서 적극적으로 나서야 되며, 특히 생약초 산업을 육성중인 전남도와 곡성군이 하루 빨리 추진해야 된다"고 덧붙였다.
김현수 기자 cr20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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